"솔직히 저는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국내 여행은 해외여행보다 볼거리가 덜하다는 편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하지만 그 단단했던 편견을 단숨에 깨뜨려 준 것은 다름 아닌 책 한 권이었습니다. 바로 유홍준 교수의 명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였죠. 이 책을 가슴에 품고 당시 남자친구였던 지금의 남편과 함께 전라남도 강진으로 떠났던 그해 봄의 기억은 여전히 제 마음속에 선명한 수채화처럼 남아 있습니다. 스마트폰 네비게이션도 없던 시절, 손때 묻은 낡은 지도와 책 한 권에 의지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숨결이 깃든 다산초당, 모란이 피어나는 영랑생가, 그리고 고즈넉한 무위사를 차례로 돌았던 그 하루. 그것은 제 인생을 통틀어 그 어떤 화려한 해외 휴양지보다 깊고 진한 울림을 준 최고의 여정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
평창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겨울올림픽이나 스키장을 떠올리곤 합니다. 저 역시 그동안은 '겨울에 가는 여행지'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업무 때문에 몇 차례 방문했을 뿐 계절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볼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5~6월의 평창과 정선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봄에서 초여름으로 이어지는 이 시기의 평창과 정선은 푸른 산과 시원한 계곡, 한적한 자연 풍경이 어우러져 겨울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곳이었습니다. 북적이는 유명 관광지와는 또 다른 여유를 느낄 수 있었고,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가족이나 연인과 천천히 여행하기에도 만족도가 높은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선선한 날씨 덕분에 걷기 좋은 산책길과 자연 명소를 부담 없이 둘러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