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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독일바이에른뮌헨 여행 (레지덴츠, 영국정원, 호프브로이하우스)

by wihtalona 2026. 5. 14.

 

뮌헨은 독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자, 매년 600만 명 이상이 찾는 옥토버페스트의 본고장입니다. 처음 마리엔플라츠 광장에 발을 딛는 순간, 이게 관광지인지 동화 속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제가 직접 걸어보니 구시가지 핵심 포인트들이 도보 거리로 이어져 있어서, 하루이틀이면 중심부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1. 바이에른 왕국의 위세를 눈으로 확인하다: 레지덴츠와 마리엔플라츠

 

뮌헨 레지덴츠(Residenz)는 수백 년에 걸쳐 바이에른 왕족이 실제로 거주하며 국정을 운영하던 궁전입니다. 여기서 레지덴츠란 단순한 왕궁이 아니라, 시대마다 증축과 개보수를 거듭해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양식이 한 건물 안에 공존하는 복합 문화유산을 의미합니다. 입장권은 세 종류로 나뉘는데, 레지덴츠 본관만 보는 것, 왕가 보물 전시실인 샤츠캄머(Schatzkammer)만 관람하는 것, 그리고 퀴빌리에 극장까지 포함한 통합권으로 구성됩니다.

 

제가 선택한 건 레지덴츠 본관 단독 입장권이었고, 두 시간 남짓 돌아봤습니다. 방들이 비슷비슷하게 화려해서 중간부터는 감각이 조금 마비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럼에도 집중해서 봐야 할 하이라이트가 분명히 있습니다.

  • 안티카리움(Antiquarium): 천장 전체를 프레스코화로 채운 대형 홀로, 고대 조각상들이 줄지어 배치된 공간입니다.
  • 아흐네 갤러리(Ahnengalerie): 바이에른 왕족 초상화 100여 점이 걸린 화랑으로, 금장 장식이 천장부터 바닥까지 빈틈없이 이어집니다.
  • 포르첼란카비네트(Porzelankabinett): 마이센 도자기 컬렉션이 벽면을 빼곡히 채운 방입니다. 마이센 도자기란 18세기 독일 작센 주에서 처음 생산된 유럽 최초의 경질 자기(硬質磁器)로, 당시 왕실에서만 소장 가능할 정도로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레지덴츠를 나와 걸으면 바로 마리엔플라츠(Marienplatz)가 나옵니다. 마리엔플라츠란 독일어로 '성모 마리아의 광장'을 뜻하며, 뮌헨 구시가지의 중심 광장입니다. 신 시청사(Neues Rathaus)의 글로켄슈필(Glockenspiel)은 매일 오전 11시와 12시에 작동하는 시계탑 인형극 장치인데, 32개 종과 43개의 인형이 중세 결혼식과 검투사 대결 장면을 표현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직접 타이밍을 맞춰서 보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사진으로는 그 규모감이 잘 전달되지 않거든요.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심각하게 훼손된 이 건물이 전후 복원을 거쳐 지금처럼 깔끔하게 서 있다는 사실이 묘하게 마음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2. 현지인의 일상 속으로: 영국 정원과 호프브로이 하우스

 

뮌헨 영국 정원(Englischer Garten)은 면적이 약 3.7㎢로,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3.41㎢) 보다 넓은 도심 공원입니다(출처: 뮌헨 관광청). 뉴욕 한가운데에 센트럴 파크보다 넓은 녹지가 있다고 상상해 보면, 뮌헨 시민들이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실감이 됩니다.

여기서 영국식 정원 양식(English Landscape Garden)이란 18세기 영국에서 유행한 조경 기법으로, 인위적인 기하학적 대칭 대신 자연스럽게 굽이치는 수로와 불규칙한 식재를 통해 '손대지 않은 자연'처럼 보이도록 설계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반면 베르사유 궁전으로 대표되는 프랑스식 정형 정원(Jardin à la française)은 대칭과 질서를 극도로 강조하는 방식이어서, 두 스타일은 철학적으로도 완전히 대조됩니다.

제가 직접 걸어보니 조경 양식을 따지기 전에 이곳을 즐기는 현지인들의 모습 자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잔디밭에 아무렇지 않게 드러눕거나, 아이스바흐(Eisbach) 강의 인공 파도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있더라고요. 유럽 사람들 특유의 타인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여유가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공원 산책 후 오데온 광장(Odeonsplatz)을 지나 호프브로이 하우스(Hofbräuhaus)로 향했습니다. 호프브로이 하우스는 1589년 바이에른 공작 빌헬름 5세의 명으로 설립된 왕립 양조장에서 출발한 곳으로, 현재는 뮌헨의 대표적인 비어하우스(Beerhouse)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출처: 호프브로이 하우스 공식 사이트). 비어하우스란 독일, 특히 바이에른 지방에서 발달한 대형 맥주 전문 음식점 형태로, 수십에서 수백 명이 한 공간에서 맥주를 마시며 전통 음악을 즐기는 문화입니다.

뮌헨까지 와서 그냥 숙소로 들어가기엔 아쉬웠고, 딱 한 잔 분위기만 즐기자 싶어 들어갔습니다. 저는 알쓰라 맥주는 거의 못 마시지만, 짭조름한 프레첼 두 개를 안주 삼아 분위기 자체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크면 남편과 함께 이곳에서 독일 맥주를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상상만으로도 벌써부터 설레더라고요. 시끄럽고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오히려 피로를 풀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뮌헨 근교의 태간제(Tegernsee) 호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알프스 빙하수가 녹아 형성된 이 호수는 독일에서 수질이 가장 깨끗한 호수 중 하나로 꼽히며, 물빛이 에메랄드 빛으로 맑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호숫가 레스토랑에서 버섯 슈니첼을 먹었는데, 이건 진짜 예상 밖으로 맛있었습니다. 파스타는 좀 아쉬웠지만, 슈니첼과 뷰의 조합만큼은 완벽했습니다. 숙박비가 뮌헨 시내보다 꽤 비싸서 당일치기로만 다녀온 게 두고두고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뮌헨은 관광 동선이 잘 짜여 있어서 처음 방문해도 헤매지 않고 돌아볼 수 있는 도시입니다. 레지덴츠와 마리엔플라츠로 왕국의 역사를 훑고, 영국 정원에서 현지인처럼 숨을 고른 뒤, 호프브로이 하우스에서 분위기로 마무리하는 코스면 하루가 꽉 찹니다. 여유가 된다면 태겐제 호수까지 하루 더 잡는 것을 권합니다. 제 경험상 뮌헨 시내만 보고 돌아가기엔 분명 뭔가 아쉬운 구석이 생기는 도시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_v0rLA8B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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