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아산 하면 가장 먼저 온양온천만 떠올렸습니다. 오랜 친구가 아산에 살고 있어 여러 번 방문했지만 온천을 즐기거나 현충사 정도를 둘러보는 것이 전부였죠. 그래서 아산 여행이라고 해도 특별히 기대하는 것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아산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며 아산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온양온천뿐만 아니라 현충사, 외암민속마을, 아산의 자연 명소와 문화유산까지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주요 관광지를 효율적으로 여행할 수 있어 아산 가볼만한곳을 찾는 분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여행 방법입니다.
시티투어버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결과는?
몇 해 전 딸아이와 서울 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솔직히 그 전까지는 "저런 거 외국관광객들이나 타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직접 타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 이후로 서울에 간다는 지인들에게는 가능하다면 시티투어버스를 권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아산 시티투어버스도 같은 원리입니다. 수도권 전철 1호선 온양온천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버스가 대기 중입니다.
탑승요금: 성인 4,000원 / 경로(만65세 이상) 2,000원 / 소인 및 청소년 2,000원 / 장애인,국가유공자 50% / 5세 이하 무료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시티투어 이용객에게 제공되는 '아산 베이권(Bay Pass)'입니다. 베이권은 2025~2026 아산 방문의 해를 맞아 운영되는 관광 혜택 패스로, 시티투어 탑승객에게 지급됩니다. 지정된 관광지와 체험시설, 카페, 음식점 등에서 무료입장 또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여행 경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사용 방법도 간단합니다. 시티투어 탑승 시 본인 확인이 가능한 네임택 형태의 탑승권을 받게 되며, 이를 제시하면 제휴 관광지와 가맹점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부 관광지는 입장료 할인 폭이 커서 사실상 시티투어 탑승료를 대부분 회수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베이권 혜택은 2025~2026 아산 방문의 해 기간 동안 운영되며, 세부 할인 가맹점과 혜택 내용은 수시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행 전 또는 탑승 당일 관광안내소에서 최신 안내 책자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아산 시티투어는 성인 기준 4,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화·수·목요일에는 원하는 정류장에서 자유롭게 승하차할 수 있는 순환형 코스가 운영됩니다. 금·토·일요일에는 테마형 코스로 운행되어 여행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산 시티투어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전문 가이드의 현장 해설이 탑승 내내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가이드 해설은 관광 해설사 자격 기준에 따라 진행되는데, 관광 해설사란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정한 관광통역안내사 또는 문화관광해설사 자격을 갖춘 전문 인력을 말합니다. 운전하면서 스마트폰 지도를 들여다볼 필요도 없고, 미리 공부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바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었습니다.
아산 관광코스, 어디가 진짜 볼 만할까요
아산에는 생각보다 볼 곳이 많습니다. 제가 경험하고 주변 이야기들을 종합해서 뽑은 아산 여행 베스트 코스는 이렇습니다.
- 곡교천 은행나무길 + 현충사 (묶음 추천)
- 신정호 + 아산 그린타워 (묶음 추천)
- 피나클랜드 + 공세리 성당 (묶음 추천)
- 외암민속마을 + 맹사성 고택
그 중에서 공세리 성당은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곳입니다. 1895년에 처음 세워지고 1922년에 현재의 고딕 양식 건물이 완성된 이 성당은, 고딕 양식이란 중세 유럽에서 발전한 건축 양식으로 높은 첨탑과 아치형 구조가 특징인 형태를 말합니다. 종교와 무관하게 많은 여행객이 찾는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수령 300년이 넘은 팽나무가 성당 건물과 어우러지는 풍경은 사진으로 봐서는 실감이 안 납니다. 직접 서 있어야 그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피나클랜드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원래 아산만 방조제 매립 공사 때 골재를 채취하던 채석장 부지였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듣고 나서야 이 공간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채석장이란 건축이나 토목 공사에 쓰이는 석재를 채굴하던 작업 현지를 말합니다. 그 황량했을 공간이 3만 평 규모에 13개의 테마 정원을 갖춘 수목원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시티투어 이용객은 입장료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 대인(성인): 15,000원 (비수기 12,000원)
- 청소년: 12,000원 (비수기 10,000원)
- 소인 (36개월~초등학생) 및 경로: 12,000원 (비수기 9,000원)
- 반려동물: 무료 (15kg 이하의 소/중형견에 한함, 맹견 입장 불가)
할인 및 관람 꿀팁:
- 피나클랜드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제휴 할인이나 카카오톡 채널 추가 할인 쿠폰을 활용하시면 더욱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 토요일에는 야간 불꽃쇼 등 시즌별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평일 대비 운영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외암민속마을은 천천히 걷기 좋은 곳입니다. 5.3km에 달하는 돌담길이 마을 전체를 감싸고 있는데, 담 높이가 1.5m 정도로 낮아서 위압감 없이 개방적인 분위기가 납니다. 국가민속문화재 제236호로 지정된 이 마을은 약 500년 전부터 예안 이씨 일가가 터를 잡고 지금까지 실제로 거주하는 생활 문화유산입니다. 2021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바 있으며(출처: 한국관광공사), 마을 입구 맞은편 잔치국수 식당에서 먹은 도토리전 맛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현충사와 계절별 여행 전략, 언제 가야 할까요
현충사 이야기를 빼고 아산 여행을 말하는 건 좀 어렵습니다. 저는 젊을 때 친구들과 함께 현충사 꽃길에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사진 한 장이 아산과 이어진 오래된 인연입니다. 사실 그때는 그냥 예쁜 곳이라고만 생각했지,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현충사는 충청남도 아산시 염치읍에 위치한 성역화 구역으로, 이순신 장군의 영정과 유물이 보존된 사당과 함께 광활한 야외 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현충사 경내에는 이순신 장군이 무예를 연마하고 활을 쏘던 활터와 생가 터가 함께 보전되어 있습니다(출처: 문화재청).
현충사 방문 최적 시기는 가을이라는 데 저도 동의합니다. 곡교천 충무교에서 현충사 입구까지 2.2km 구간에 35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이 길이 가을에 노랗게 물드는 장관은 해마다 많은 인파를 끌어모읍니다. 단, 가을에만 가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봄에는 벚꽃과 작약이 피고, 여름에는 울창한 녹음 속 산책이 가능하며, 겨울에도 고즈넉한 분위기 자체로 충분히 좋습니다.
아산 그린타워는 제가 이번에 새로 알게 된 곳입니다. 생활폐기물 소각 시설을 리모델링하여 만든 전망대라는 설명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50층 높이 구조물이 그렇게 인상적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보면 체감 높이가 50층보다 훨씬 높게 느껴집니다. 입장권도 저렴해서 신정호와 동선을 묶으면 가성비가 꽤 좋습니다. 이렇게 도심 인프라 시설을 관광 자원으로 전환하는 사례를 도시재생형 관광 콘텐츠라고 부르는데, 도시재생형 관광 콘텐츠란 기존 산업 또는 공공 시설을 철거하지 않고 문화·관광 목적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생활쓰레기 소각 시설이 이런 모습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이런 발상이 더 많은 곳에 적용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일반(성인): 500원
- 청소년·어린이: 300원
- 무료 대상: 아산생태곤충원 및 그린타워 레스토랑 이용객
- 주차 요금: 무료
아산을 처음 가보시는 분이라면 시티투어버스 한 번으로 주요 여행지를 훑어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다음에 다시 천천히 찾아가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저처럼 온천만 알던 분들도, 막상 돌아보면 가고 싶은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닐 겁니다. 다음 가을에는 곡교천 은행나무길을 제대로 걸어보려고 이미 마음을 먹어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