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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울산 여행 (간절곶, 명선도야경, 외고산옹기마을)

by wihtalona 2026. 5. 23.

울산간절곶해돋이명소

 

 

친언니가 울산에 살던 10여 년 전, 저한테 울산은 그냥 가족을 만나러 가는 도시였습니다. 아이들 손잡고 바닷가에서 뛰어놀다 오면 그걸로 충분했으니까요. 그런데 최근 울산의 새로운 명소들을 찾아보다가, 제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걸 놓쳤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간절곶, 명선도, 외고산옹기마을까지, 지금의 울산은 제가 알던 그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간절곶, 해돋이 명소가 정크아트 공간으로

간절곶은 동경 129도 34분, 한반도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곶 중 하나로,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출 명소로 알려진 곳입니다. 여기서 '곶(串)'이란 육지가 바다 쪽으로 뾰족하게 돌출된 지형을 말합니다. 덕분에 매년 새해가 되면 전국에서 일출 인파가 몰려드는데, 저는 한 번도 그 장면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들과 함께였던 탓에 새벽 일출은 엄두도 못 냈고, 언제나 한낮에 도착해서 바닷가에서 발이나 담그다 돌아오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때는 그게 아쉽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조금 후회가 됩니다.

 

최근 간절곶에는 '간절곶 상상공간'이라는 공간이 새로 생겼습니다. 이곳의 핵심은 정크아트(Junk Art) 조형물인데, 정크아트란 폐자동차 부품이나 너트, 톱니바퀴처럼 버려진 산업 폐기물을 재조합해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장르를 말합니다. 그 대표 작품이 바로 18m 높이의 '솔라보이'로, 동북아시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을 지키는 수호자를 형상화한 조형물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정크아트 단일 작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볼거리가 됩니다.

 

이외에도 상상공간 안에는 체육 공원, 상상 마켓, 놀이동산 등 다섯 가지 테마로 구성된 123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간절곶 방문 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간절곶 상상공간 (솔라보이 등 정크아트 123점, 입장 무료)
  • 세계 최대 소망 우체통 (실제 배달 가능한 우체통)
  • 간절곶 등대 및 전망대 (1920년 최초 점등, 전시관 운영)
  • 소나무 아래 휠체어·유모차 이동 가능한 산책로
  • 야간 크리스마스 조명 및 포토존

입장료는 없으며, 주소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 28-1입니다. 야경 시간대에 방문하면 낮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저도 아직 직접 보지 못해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음번엔 꼭 저녁에 맞춰 가볼 생각입니다.

명선도 미디어아트, 기대보다 훨씬 강렬했습니다

진하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한 편이라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오래전부터 알려진 곳입니다. 저도 아이들과 몇 번 방문했는데, 그때는 그냥 평범한 해수욕장이라는 인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해수욕장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무인도 명선도가 미디어아트 명소로 탈바꿈했다는 걸 알고 나서, 제가 너무 낮에만 다녔구나 싶었습니다.

명선도는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 해수욕장과 연결되는 육계도(陸繫島)입니다. 육계도란 썰물 시 모래톱이나 암반이 드러나면서 육지와 연결되는 섬을 뜻하는 지형학 용어입니다. 물때를 맞춰야만 들어갈 수 있어서, 방문 전에 반드시 조석 예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조석 예보는 국립해양조사원 바다타임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밤이 되면 명선도 전체가 미디어아트(Media Art) 공간으로 변합니다. 미디어아트란 빛, 영상, 음향 등의 디지털 기술을 자연물이나 건축물에 투영해 몰입형 예술 경험을 만드는 장르를 말합니다. 이곳에서는 바위에 폭포 효과를 투영하거나, 나무 전체에 색채 영상을 입히거나, 바다 위에 생명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연출합니다. 제가 봤던 미디어아트 중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직접 보지 않으면 사진만으로는 그 감각이 전달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입장료는 없습니다만, 조석 시간에 따라 관람 가능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사전 확인은 필수입니다.

주소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이며, 낮에는 해수욕장 산책, 밤에는 명선도 미디어아트로 연결되는 동선이 자연스럽습니다. 미디어아트는 무료라는 점에서 대비 만족도가 꽤 높은 명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고산옹기마을과 남창옹기종기시장, 울산의 속살

울산 하면 대부분 산업도시나 고래를 먼저 떠올립니다. 저도 그랬고, 언니네 놀러 갈 때마다 장생포 고래박물관이나 태화강 국가정원 쪽을 주로 다녔습니다. 그런데 울주군 쪽에는 생각보다 훨씬 깊이 있는 민속 문화 공간이 있습니다. 외고산옹기마을이 대표적입니다.

 

외고산옹기마을은 전국 옹기 생산량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국내 최대 민속 옹기 마을입니다(출처: 울산광역시 울주군청). 옹기(甕器)란 진흙을 빚어 고온에서 구운 전통 저장 용기로, 숨을 쉬는 구조 덕분에 된장, 간장, 김치 등 발효 식품 보관에 최적화된 그릇입니다.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옹기 생산 전통이 살아있는 곳이고, 전성기였던 1960~70년대에는 350여 명의 장인이 이곳에서 일하며 미국과 일본으로 수출까지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옹기 수요가 많이 줄어 40여 가구만 남아 있다는 점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실제로 장인이 옹기를 빚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인데, 살아있는 무형문화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저만의 감상은 아닐 겁니다.

 

울산 옹기박물관은 무료로 운영되며, 세계에서 가장 큰 옹기 실물도 이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옹기 제작 체험을 원한다면 옹기 아카데미에서 1인당 7,000원에 사전 예약 후 체험이 가능합니다. 체험 예약은 울주군 옹기마을 예약 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마을 가까이 있는 남창옹기종기시장도 함께 들르면 좋습니다. 3일과 8일에 열리는 5일장인데, 소고기 선지국밥이 유명합니다. 오일장 날짜가 맞지 않아도 식당가는 평일에도 운영하니 일부러 장날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칼칼한 국밥 한 그릇이 외고산옹기마을의 마무리로 꽤 잘 어울립니다.

 

울산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간절곶 상상공간과 명선도 미디어아트는 가능하면 저녁 시간대를 포함해서 일정을 잡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외고산옹기마을은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많아 반나절 이상은 잡아야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제가 10여 년 전 알던 울산은 그냥 '언니가 사는 도시'였는데, 지금은 직접 다시 가보고 싶어진 여행지가 되었습니다. 그게 이번에 제가 얻은 가장 큰 소득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cn_fAn5mq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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